저긴장증 아이에게 고유수용성 감각이 중요한 이유

오늘도 아이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 일희일비하며 재활이라는 긴 마라톤을 달리고 있는 부모님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저 역시 저긴장증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처음 마주했을 때의 그 막막함을 잊지 못합니다. “근육에 힘이 없다”는 말 한마디에 매일 아이의 다리를 주물러보고 억지로 세워보기도 했었죠.

그런데 제가 재활 치료를 1년 넘게 따라다니고, 수많은 논문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으며 깨달은 아주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근육의 힘’만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자신의 몸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뇌가 인지하게 만드는 고유수용성 감각이 핵심이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직접 몸소 느꼈던 이 감각의 중요성과, 왜 우리가 근력 운동보다 이 감각에 먼저 집중해야 했는지 제 경험을 담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내 팔이 어디 있는지 모르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 순간

여러분, 혹시 눈을 감고도 내 손가락이 코끝에 닿을 수 있는 이유를 아시나요? 바로 근육과 관절에 있는 감각 수용기들이 뇌에 “지금 네 손은 여기 있어”라고 계속 신호를 보내주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고유수용성 감각이에요.

그런데 저긴장증 아기들은 이 신호 자체가 굉장히 희미합니다. 제가 관찰한 우리 아이는 마치 남의 팔다리를 달고 있는 것 같았어요. 손을 뻗어 장난감을 잡으려 할 때도 거리 조절이 안 되어 허공을 휘젓거나, 발바닥이 지면에 닿았는데도 그 느낌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다리에 힘을 줄 엄두를 내지 못하더군요.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비틀 거리기도 하죠.

처음엔 “왜 이렇게 힘이 없을까?”라고만 생각하며 속상해했는데, 알고 보니 아이 입장에서는 자기 몸이 어디에 있는지 지도조차 그려지지 않는 상황에서 움직이려니 얼마나 무섭고 답답했을까 싶어 미안한 마음이 앞섰습니다. 뇌에서 내 몸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근육에 힘을 줘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근력 운동보다 ‘몸의 지도’를 먼저 그려줘야 했습니다

재활 초기에 저는 무조건 아이를 세우고 걷게 하는 연습에만 집착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자꾸 다리가 풀리고 주저앉기 일쑤였죠. 그때 치료사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제 뒤통수를 때렸습니다. “어머니, 지도가 없는 상태에서 길을 찾아가라고 하면 갈 수 있을까요? 아이에게 자기 몸이 어디 있는지부터 알려줘야 합니다.”

그날 이후 저는 운동의 방향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오래 버티는 운동 대신, 아이의 관절 하나하나에 자극을 주는 ‘감각 깨우기’에 집중했어요.

예를 들어, 아이를 눕혀놓고 발바닥부터 어깨까지 꾹꾹 눌러주는 압박 자극을 매일 해줬습니다. “여기가 네 무릎이야”, “여기가 네 발바닥이야”라고 말해주면서 말이죠. 신기하게도 이렇게 관절에 ‘나 여기 있어!’라는 신호를 강하게 주기 시작하자, 아이가 서서히 자기 몸을 조절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면을 딛는 발에 힘이 들어가고, 흔들리던 체간에 안정감이 생기는 걸 보면서 ‘아, 이게 바로 순서구나’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부모의 관찰이 최고의 재활 도구가 됩니다

많은 부모님이 병원 치료실 문밖에서 아이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마음 아파하시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진짜 재활은 치료실 밖, 우리 집 거실에서 이루어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이가 자꾸 눕고 싶어 하거나 움직임을 거부한다면, 그건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기 몸을 느끼는 감각이 부족해서일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매일 아이를 씻기고 로션을 바를 때도 그냥 바르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강한 압력을 주어 마사지하고, 아이의 손을 잡아 본인의 몸 구석구석을 만지게 했어요. 이런 사소한 일상의 기록들이 모여 아이의 뇌 속에 ‘나의 몸 지도’가 그려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재테크도 종잣돈을 모으는 기초가 튼튼해야 큰 투자가 가능하듯, 소아재활도 고유수용성 감각이라는 기초 공사가 탄탄해야 걷기나 뛰기 같은 상위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아이의 발달이 정체된 것 같아 고민이시라면, 오늘부터 아이의 관절과 근육에 “너 여기 있구나”라고 끊임없이 말을 걸어봐 주세요. 그 작은 자극들이 모여 아이의 첫걸음을 만드는 기적을 저처럼 꼭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긴장증 아이에게 고유수용성 감각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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