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긴장증 아이를 키우다 보면 운동 재활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것이 바로 먹는 문제입니다. 아이가 몸에 힘이 없다 보니 씹는 것도 금방 지쳐하고 식사 시간이 길어지기 일쑤지요.
저도 처음에는 그저 잘 먹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근육의 긴장도가 낮은 아이들에게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근육과 신경계가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만드는 특별한 영양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아이의 식단을 고민하며 공부하고 직접 식탁에 올렸던 저긴장 아동을 위한 필수 영양소와 식단 가이드를 진솔하게 나누어 보겠습니다.
근육의 단단한 기초를 만드는 고품질 단백질 섭취
저긴장증 아이들에게 단백질은 건물을 짓는 벽돌과 같습니다. 근육 세포를 형성하고 보수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화력이 약하거나 씹는 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두꺼운 고기는 오히려 고역일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가 먹기 편하도록 부드러운 안심 부위를 잘게 다져 채소와 함께 볶아주거나 두부와 계란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참고로 지난번 글에도 말씀 드렸듯이, 저긴장 아이들은 씹는 힘도 부족 합니다. 따라서 연하 훈련도 해야 합니다. 잘 씹으면 변비도 사라지고 표정도 더 다양해지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습니다.
계란에 들어있는 콜린 성분은 뇌 신경 전달 물질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어 뇌와 근육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줍니다. 매일 한 끼는 반드시 계란이나 생선 혹은 콩류를 포함해 아이가 양질의 단백질을 꾸준히 흡수할 수 있도록 신경 썼습니다. 요즘은 콜린도 콜린 이지만, 나아가 포스파티 딜 콜린 이라는 것도 중요 하더군요. 포스파티 딜 세린도 뇌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어쨋든 근육에 힘이 생기려면 일단 그 재료가 되는 단백질이 몸속에 넉넉히 채워져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세요. 부드럽게 조리된 단백질 식단은 아이가 식사 시간을 즐겁게 느끼게 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신경 전달을 돕고 근육 경직을 막는 마그네슘과 칼슘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하는 과정은 칼슘과 마그네슘이라는 미네랄의 조화로운 움직임으로 이뤄집니다. 저긴장증 아이들은 이 미네랄 균형이 깨지면 근육이 신호를 제대로 받지 못해 더 늘어지거나 반대로 특정 부위가 과하게 긴장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 식단에 멸치 가루를 천연 조미료로 활용하거나 시금치 브로콜리 같은 짙은 녹색 채소를 자주 올렸습니다.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과일과 함께 갈아 주스로 만들어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그네슘은 신경계의 안정을 도와 아이가 재활 운동 후에 겪을 수 있는 피로감을 덜어주는 역할도 합니다. 뼈를 튼튼하게 하는 칼슘과 근육의 일을 돕는 마그네슘이 풍부한 식단은 아이의 몸을 안쪽에서부터 단단하게 잡아주는 보이지 않는 지지대가 되어줍니다. 일상 속에서 유제품이나 견과류 가루를 조금씩 곁들이는 습관이 아이의 몸에는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에너지 대사를 끌어올리는 비타민 B군과 오메가3 지방산
저긴장증 아이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방전되는 배터리와 같습니다. 이때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만들어내도록 돕는 영양소가 바로 비타민 B군입니다. 현미나 잡곡 같은 통곡물에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저는 흰쌀밥 대신 퀴노아나 귀리를 섞은 밥을 지어 아이의 기초 체력을 높여주려 노력했습니다. 비타민 B가 풍부한 음식을 먹은 날은 확실히 아이가 운동할 때 지구력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뇌 신경망의 발달을 돕는 오메가3 지방산도 놓칠 수 없는 영양소입니다. 등푸른생선이나 들기름에 많이 들어있는데 뇌와 근육 사이의 신호 전달 경로를 매끄럽게 닦아주는 기름 역할을 합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생선 요리를 해주거나 나물을 무칠 때 들기름을 넉넉히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인지 발달과 신체 발달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뇌가 건강해야 근육으로 보내는 신호도 명확해진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속도에 맞춘 즐거운 식사 시간과 부모의 인내심
무엇을 먹이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어떻게 먹이느냐입니다. 저긴장증 아이들은 구강 근육의 힘도 약해 음식을 씹고 삼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저 역시 아이가 밥을 한 입 머금고 한참을 있을 때면 속이 타들어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재촉은 오히려 아이의 소화 기능을 떨어뜨리고 식사에 대한 거부감을 만듭니다. 아이가 충분히 씹고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여유 있는 식사 시간을 확보해 주세요.
작게 잘라진 음식들 스스로 집어 먹을 수 있는 핑거 푸드 등은 아이에게 소근육 훈련과 동시에 식사의 즐거움을 줍니다. 식탁 위에서 아이가 한 입을 오롯이 씹어 넘길 때마다 아이의 턱 근육과 소화 기관은 재활 운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부모님의 정성이 가득 담긴 식단은 아이의 몸에 직접적인 영양이 되고 따뜻한 격려는 아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됩니다. 오늘 정성껏 준비한 식사 한 끼가 우리 아이가 스스로 일어서는 그날을 앞당기는 가장 맛있는 응원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